간병인 5일째 매미소리도 안들리는 먹먹함

 

여름이면 매미가 많이 우는데, 유독 서울대병원은 토종매미가 많네요.

오늘은 매미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간병인 생활 5일째입니다.

집에 가라는 퇴원명령이 그리워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거의 익숙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서울대병원 내에서의 담배피우지 못하는 부분은 이제 나만의 담배피우는공간이 만들어졌고,

밤새 울어대는 아이들의 울음소리도 어느덧 익숙해졌습니다.

들락달락 간호원의 처방과, 기계돌아가는 소리들이 어느덧 멍해졌습니다.

어제는 조선총잡이 드라마를 11시까지 보고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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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총잡이

정보

KBS2 | 수, 목 22시 00분 | 2014-06-25 ~

출연

이준기, 남상미, 전혜빈, 한주완, 유오성

소개

조선의 마지막 칼잡이가 총잡이로 거듭나 민중의 영웅이 되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 액션 로맨스 드라마.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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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의 간병인 생활은 그저 시간때우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듯 합니다.

재미없는 드라마도 재미있게 봐야하고,

작은 하나의 소일거리가 발견되면 그것을 최대한 시간을 많이 끌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궁금해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시간되면 약주고, 시간되면 밥주고, 시간되면 퇴원하라고 하겠죠.

그래도 퇴원이 그리워져서 언제 퇴원할수 있느냐고 거듭 물어봅니다.

 

간병인 간이침대는 겨우 몸 하나 누울 곳입니다.

손을 처리할수 없죠.

손을 늘어뜨리면 바닥으로 흘러내리니 참 불편합니다.

그래서 옆으로 쪽잠을 잡니다.

 

그제 밤에는 옆에 있는 분이 퇴원을 해서 간이침대를 제가 차지했습니다.

두개를 붙여놓고 자니 호텔이 부럽지 않더군요.

아마도 그런 작은 행복을 느끼는 것을 보니 세상참 별것 아닙니다.

 

 

그런데 어제밤에는 다른 사람이 옆칸에 들어왔습니다.

좁게 잘때는 몰랐었는데 넓게 한번 자보니 어제밤의 한개의 보조간병인침대 하나는 좁게만 느껴지더군요.

부자였다가 가난하게 사는것은 참 힘들것 같습니다.

아마 오늘밤 또 하루밤을 자야한다면 정말 힘들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처음 입원했을때는 본관 건물에도 가보고, 서울대학교병원 본관 13층의 전망이보이는 레스토랑도 구경했습니다.

음식값은 1만원 초중반대의 음식이 준비되고 전망이 아름답더군요.

 

물론 먹을 시간은 안되었고요.

의학박물관도 구경하려고 했습니다.

물론 서울대학교 파업때문에 구경하지 못했죠.

 

 

어제는 마로니에 공원 주위를 딸과 함께 산책도 하였습니다.

아니 산책이라고 하는것이 아니라, 그냥 배회하였다고 하는것이 맞겠네요.

 

서울종로약국 맞은편의 kfc 에서 햄버거도 사고,

그 골목에 있는 홍콩반점에서 짜장면과 짬뽕 하나씩 시켜놓고 나누어도 먹었습니다.

 

돌아다니는것 좋아하고, 답답한것 싫어하는 제가 간병인 5일째 이제는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체력이 바닥난듯 합니다.

에너지 충전이 필요한데, 오늘 퇴원할지, 내일퇴원할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먹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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